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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그 무엇이다.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으므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을 선택할 경우의 득과 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어떤 선택의 대가는 그리 분명하지 않다.

예를 들어 대한 진학에 관한 의사결정을 생각해보자. 대학 진학의 이득은 지적 성장과 일생 동안 좋은 직업을 가질 가능성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이득에 대한 대가는 무엇일까? 우선 등록금, 책값, 하숙비, 식비 등과 같은 현금 비용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비용들은 대학에 다니는 데 필요한 진정한 비용이 아니다. 현금 비용만 계산할 때는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 이 비용의 일부는 대학에 다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초래되는 비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고 해도 어디에선가 잠자고 먹는 비용은 계속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하숙비와 식비 그 자체는 대학을 다니기 때문에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아니다. 대학에 다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하숙비와 식비를 더 부담하고 있다면, 그 차액만큼만 대학 다니는 비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 오히려 주거비와 식비를 절약할 수 있다면 그 차액에 대한 진학의 이득으로 계산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에 다니는 가장 큰 비용, 즉 시간 비용을 누락시킨다는 점이다. 대학에 다니면서 강의 듣고, 책을 읽고, 시험을 보고 리포트 쓰는 그 시간 동안에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 학생에게는 학교 다니는 시간 동안 돈을 벌 수 있는 잠재적 임금소득이 대학에 다니는 가장 큰 비용이 되는 것이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위해 포기했던 다른 선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다. 대학 진학의 예와 같이 어떤 의사결정을 할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가능한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 갈 나이가 된 운동선수 중에 프로에 진출하여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은 대학 진학의 기회비용이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대학 진학의 비용이 이득에 비해 크다고 판단하여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한다. 합리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독자 여러분은 경제이론을 공부하면서 기업들이 직원을 몇 사람이나 고용해야 할지 제품을 몇 개나 만들어 이익을 어떻게 최대화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주어진 소득과 가격 조건 아래서 최대의 만족을 얻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의 구매량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은 일상생활에 이루어지는 많은 의사결정이 흑백논리에 따라 분명하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를 하려고 할 때 여러분이 내려야 하는 결정은 굶을 것인가 아니면 돼지처럼 많이 먹을 것인 가라기보다는 식사 중에 밥이나 반찬을 좀 더 먹을까 말까 하는 것이다. 시험 준비를 할 때 의사결정은 시험을 아예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하루 24시간 내내 공부할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 1시간을 더 공부할까 아니면 그 시간에 TV를 볼 것이냐고 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사람들이 이미 하는 행동이나 가지고 있는 현재의 계획을 조금씩 바꾸어 적응하는 것을 한계적 변화라고 부른다. 여기서 한계적 변화란 사람들이 하는 일의 맨 끝 부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뜻한다. 합리적인 사람은 한계적 변화의 이득과 비용을 비교해서 현재 진행 중인 행동을 바꿀 것인지 판단을 내릴 것이다.

예를 들어 항공사가 예약 없이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에게 항공료를 얼마나 받아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하자. 200개의 좌석이 있는 비행기를 목적지까지 운항하는 데 10만 달러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면, 좌석 하나당 평균 비용은 500달러이므로 이 항공사는 좌석당 500달러 이하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항공사는 한계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이윤을 증기 시킬 수 있다. 비행기가 10개의 빈자리를 남겨둔 채 목적지로 출발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대기하고 있는 승객 중 한 명은 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최대 300달러를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하자. 항공사는 300달러를 받고 이 승객을 이 승객을 태워주어야 할까? 물론 그래야 한다. 지금 비행기에 빈자리가 있으므로 승객 한 명을 더 태우는 비용은 매우 적다. 비록 승객 한 명당 평균 비용은 500달러지만 이 승객의 한계비용은 고작해야 그 승객에게 제공되는 기내식 정도다. 대기 중인 승각이 한계비용 이상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 한 그 사람을 비행기에 태우는 것이 이윤을 늘리는 길이다.

한계적 의사결정은 다른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의 고전적 사례를 생각해보자. 왜 다이아몬드는 값이 비싸고 물은 쌀까? 물은 사람들의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다이아몬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많은 돈을 지급해서라도 다이아몬드를 사려고 하지만, 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어떤 물건에 대해 기꺼이 지급하려는 금액은 현재 상태에서 그 재화 한 단위가 주는 추가적인 이득, 즉 한계 이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계 이득은 지금 그 사람이 그 재화를 이미 얼마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물은 필수적이지만, 사람들은 이미 물을 충분히 소비하기 때문에 물 한 컵의 한계 이득은 별로 크지 않다. 반면에 다이아몬드는 생존에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너무 귀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의 한계 이득은 큰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은 어떤 의사결정에 따른 한계 이득이 한계 비용보다 더 클 때만 그 대안을 선택할 것이다. 바로 이 원리를 통해 항공사가 왜 평균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 표를 팔고, 사람들이 왜 물보다 더 큰 금액을 내고 다이아몬드를 구매하려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한계적 판단의 익숙해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이런 논리에 접할 기회는 충분히 많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