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학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에 달려 있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생활수준의 차이는 엄청나다. 2003년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7,500달러였다. 그해 멕시코 국민의 평균소득은 8,950달러였고 나이지리아는 900달러였다. 이처럼 커다란 소득 격차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고소득 국가의 국민들은 더 많은 TV 수상기와 자동차를 보유하고 더 좋은 영양상태와 의료혜택, 그리고 더 긴 평균수명을 누리고 있다. 생활수준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매우 크게 변한다. 미국의 경우 매년 소득이 (물가 상승을 제하고) 2% 정도씩 증가하여 평균소득은 35년마다 2배가 되었다. 그 결과 지난 1세기 동안 평균소득은 약 8배로 증가했다. 이처럼 국가 간 국민소득 격차나 오랜 시간에 걸친 한 나라의 국민소득의 차이는 왜 발생할까?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국민 생활수준의 변화는 거의 모든 경우 국가 간 생산성의 차이 즉 한 사람이 1시간 일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의 차이에 기인한다. 단위 시간당 근로자가 생산해낼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많은 나라에서는 국민들이 대부분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고 근로자의 생산성이 낮은 나라의 국민들은 궁핍한 생활을 견뎌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생산성 증가율이 그 나라 국민의 평균소득 증가율을 결정한다.

생산성과 생활수준의 관계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생산성이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변수이므로 다른 변수들의 중요성은 부차적이다. 얘를 들어 미국의 경우 지난 1세기 동안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최저임금제가 미국인들의 생활수준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근로자에게 최대의 혜택을 가져다준 것은 생산성의 향상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품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시장 경쟁 때문에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미국인의 소득 증가가 둔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득 증가가 둔화된 진정한 이유는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아니라 미국 근로자의 생산성 둔화다. 생산성과 국민 생활수준의 관계는 정부 정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 생활수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봐 생각해보아야 한다. 생활수준을 향상하는 가장 확실한 정책은 생산성 향상이고 잘 교육받은 근로자들이 좋은 장비와 최고의 기술로 생산활동에 임하도록 보장해주면 생산성은 향상된다. 1921년 1월에 독일 일간신문의 가격은 0.3마르크였다. 그러나 불과 2년도 안 되는 1922년 11월에는 7,000만 마르크가 되었다. 당시 독일의 다른 물건값들도 이와 비슷한 정도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것은 경제사상 가장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즉 물가 수준의 전반적인 상승 현상의 한 사례다.

비록 비국은 1920년대의 독일과 같은 인플레이션은 겪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은 종종 문제가 되곤 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물가 수준이 1970년대에 2배로 상승했고,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제일의 공적이라고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90년대에는 인플레이션이 매년 3%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런 추세로 물가가 2배 되는 데는 20년이 걸릴 것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유발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낮은 수준에 유지하는 것은 어느 정부에게나 중요한 과제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가? 높은 물가 상승률이든 지속되는 물가상승이든 그 근저에는 통화량의 증가라는 원인이 깔려 있다. 정부가 통화량을 크게 늘리면 화폐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20년대 초 독일에서는 매월 평균 물가가 3배씩 상승했고 통화량도 매월 3배씩 증가했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의 경험도 이와 유사하다. 미국에서 1970년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통화량의 급격한 증가 탓이었고 1990년대에 물가가 안정된 것도 통화량의 증가율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장기적으로 통화량의 증가는 물가 수준의 상승을 가져오지만 통화량 증가의 단기효과는 좀 더 복잡하고 노란의 여지가 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통화량 증가의 단기효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경제 내에 통화량이 증가하면 전반적으로 지출이 증가하고 그 결과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수요가 증가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지만 그로 인해 기업들은 생산량을 늘리고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게 될 것이다. 고용이 증가하면 실업률이 낮아진다.

이 논리는 나라 경제가 접하는 중요한 상충관계  즉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단기 상충관계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이와 같은 단기 상충관계는 아직도 경제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주제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 단기적으로 상충관계가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1~2년의 단기간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과 실업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단기 상충관계는 인플레이션과 실업이 1980년대 전반기와 같이 매우 높은 수준이거나 1990년대 후반기와 같이 매우 낮은 수준이거나에 상관없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단기 상충관계는 장기순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경기순환이란 고용 인구나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량과 같은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변화는 대체로 불규칙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 정책담당자들은 이 단기 상충관계를 여러 가지 정책수단을 통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정부지출이나 조세 규모,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수단들은 잠재적으로 그 효과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정부가 이런 수단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는 아직도 경제학자들 사이에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여러분은 이제 경제학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의 여러 장을 통해 사람, 시장, 경제에 곤한 구체적 지식을 얻을 것이다. 이런 지식과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경제학은 다양한 문제에 적용되는 학문이지만 기본적으로 몇 가지 기본원리에 근거한 학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