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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세계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는 아마도 1980년 대해 발생한 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일 것이다. 공산국가들은 공무원들이 희소자원의 배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리라는 전체 아래 경제를 운영해왔다. 이 계획 담당자들은 어떤 물건과 서비스를 누가 생산하고 얼마나 생산해야 하며, 누가 소비해야 하는가를 모드 결정했다. 계획경제는 오직 정부만이 국가 전체의 경제적 후생을 가장 잘 증진시킬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오늘날 과거에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체제를 가지고 있었던 국가들이 대부분 이 체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경제에서는 경제계획 담당자가 결정할 사항들을 무수히 많은 기업과 가계들이 대신 결정한다. 기업은 누구를 고용하고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한다. 가계는 어느 기업에서 일을 할지 어느 제품을 구입할지를 자유롭게 결정한다. 기업과 가계는 시장을 통해 상호작용하며 시장에서는 시장에서는 가격과 사적 이윤이 그들의 의사결정을 좌우한다.

얼핏 보기에 시장경제의 우수성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시장경제에서는 사회 전체의 경제적 후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수많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각각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할 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의사결정 과정이 분산되어 있고 각 경제주체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시장경제가 경제활동을 조직화하여 경제복지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임이 역사적 경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고전학과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1776년에 저술한 국부론에서 경제학이 가장 중요한 발전을 했다. 그것은 바로 가계와 기업들이 시장에서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끌리는 것처럼 행동하여 바람직한 시장성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경제학의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손이 어떻게 이런 마술을 행하는지를 배우는 데 있다. 여러분은 경제학을 공부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활동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 가격임을 알 것이다. 어느 시장에서든지 구매자들은 가격을 보고 얼마나 구입할지를 결정한다. 판매자들도 가격을 보고 얼마나 시장에 내놓을지를 결정한다. 그 결과 어떤 재회의 가격은 그 재화가 지니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나타낼 뿐 아니라 그 재화를 생산하기 위한 비용의 의미도 포함하게 된다. 가계나 기업은 모든 물건을 사고팔 때 가격을 고려하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초래하는 사회적 이득과 사회적 비용을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은 개별 의사결정자들도 하여금 대부분의 경우 사회복지를 극대화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바로 아담 스미스의 위대한 발견인 것이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손의 이러한 조정기능에 관하여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가격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의 조정기능을 제약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세금의 부과가 왜 자원의 배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세금을 가격을 왜곡시키고 가계와 기업의 의사결정을 왜곡시킨다. 특히 임대료 규제와 같은 가격규제가 어째서 큰 피해를 초래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도 짐작케 한다.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지 않고 중앙정부의 계획 담당자들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 경제계획 담당자들은 자유로운 가격에 반영되어야만 하는 정보들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손 하나, 즉 보이지 않는 손을 묶어놓은 채 경제를 관리하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했던 것이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렇게 위대하다면 정부가 왜 필요할까?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 정책의 역할과 범위에 관해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정부가 법을 잘 집행하고 시장경제의 기본이 되는 제도와 기구를 잘 유지할 때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재산권이 보장될 때에만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농부가 자기 수확물이 도둑질당할 것이라고 예상하나면 농사를 지을 리 없다. 식당 주인은 고객이 식사 후 밥값을 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식사를 제공한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불법 복제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듣는다면 음반회사는 음악 CD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이같이 우리는 정부가 법 집행을 통해 우리가 생산하는 물건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정부를 필요로 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강력하지만 전지전능한 것은 아니다. 비록 대부분의 경우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기는 해도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다. 정부가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한 자원 배분 결과를 바꾸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효율성을 높이려는 경우와 공평성을 높이려는 경우다. 비유하자면 대부분의 정책은 떡을 키우려는 목적이나 떡을 나누는 방식을 바꾸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먼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생각해보자. 보이지 않는 손은 대부분의 경우 시장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도록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이와 같이 시장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맡겨둘 경우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시장실패라고 한다. 시장실패의 한 가지 이유는 외부효과다. 외부효과란 한 사람의 행위가 제삼자의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환경오염은 외부효과의 대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이 공장은 지나치게 많은 매연을 배출할 것이다. 이런 경우 정부는 환경규제를 통해 경제적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득이 되는 외부효과도 있다. 새로운 지식의 발명이 그 좋은 예다. 어느 과학자가 중요한 발명을 했다면 그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가치 있는 자원을 제공한 셈이다. 이 경우 이미 대부분의 정부가 하고 있듯이 정부는 지원금을 통해 그런 연구활동을 장려하여 경제적 증진시킬 수 있다. 시장실패의 또 다른 이유는 시장지배적이다. 시장지배력이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사람들이 시장 가격에 대해 임의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 우물이 하나밖에 없다고 하자. 이 우물의 소유자는 보이지 않는 손이 개인의 이기심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인 경쟁에 노출되어 있지 않다. 시장지배력이 있을 경우 적절한 정부 정책을 통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적 풍요가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하지 못할 수 도 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구입하고 깊은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에 비례해서 사람들이 보상을 받도록 하는 체제다. 세계에서 농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가 세계에서 체스를 제일 잘하는 선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이유는 사람들이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이 체스게임을 보기 위해 지불하고자 하는 금액보다 크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모든 사람이 좋은 음식과 좋은 옷, 충분한 의료혜택을 누리도록 보장하지는 못한다. 소득세와 사회보장제도와 같은 제도들이 바로 경제적 후생을 보다 공평하게 누리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들이다.